djgroovelog

'교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6/02 늦깍이 교대생들에 대한 기사
  내가 교육대학교 4년을 다니며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고, 심지어 흥청망청 놀고먹는 대학생이었다는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졸업 이후 내가 선택한 길, 내가 가야할 길에 대해 조금도 후회한 적은 없다. 수많은 교수학습 이론들, 교육이론들이 지금 나의 수업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더라도 잠깐이나마 짧게 한 공부들은 나의 길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내가 교육대학이라는 곳으로, 교사라는 곳으로 나의 진로를 결정하기까진 솔직히 8할은 교직에 대한 나의 열망, 2할은 교사라는 직업이 가지는 큰 이점들이 영향을 주었다. 4년간 수없이 많은 과목들을 배우고 남들은 비웃을 경쟁률이라도 친구를 밟아야 내가 살아남는다는 논리로 2년간의 수험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입장에서, 난 양심도 없이 이 직업에 대한 수많은 고민을 하고 또 하게 되었다.

 4학년 2학기였나, 특히 우리과에게 깐깐하기로 악명높은 한 교수님에게서 수업을 받았다. 물론 여느 다른 과목과 다름없이 '오늘도 대충 수습하자'는 식의 사고를 가지고 수업에 임하였음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 수업을 들으며 큰 시험을 치르고, 다사다난한 겨울을 보내고, 졸업을 했으며, 이후 특이한 가르침의 기회를 가지고, 또 공부를 해나가는 지금에서야 난 가끔 그 교수님께서 해주신 몇마디의 말들이 생각난다. 그 몇마디들이 이 새벽에, 앞으로 30년, 40년 이어갈 나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이끌어 낸다.

  나이가 많아 학교에 들어온건 죄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이미 사회적 안정궤도에 접어들었을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누군가는 그들의 열정을 따르지 못했다는 걸 반성해야 할 것이며, 나도 제때 들어와 제때 졸업하고도 나의 임무를 아직 완수 못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데서 교육학을 '좀 더'배우고 왔다고, 학원강사든 과외든 학습지든 아이들 '좀' 가르쳐봤다고 많은 선배들이 오늘도 지금까지 고민하며 또 고민하고 노력하는 이토록 성스런 직업과 敎育이라는 큰 이름을 모욕할 수 있을까. 자기가 침을 뱉은 그 길을 자기가 걸어가게 된다는 생각을 도무지 가지고 있다고 볼수가 없다.

  오늘 종로뒷길을 따라 지나가다가 수많은 전경들이 어느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광경을 봤다. 그들은 '예비교사'의 이름으로 공교육을 사수하자고 외치며, 아이들을 위해 교육복지를 실현해야 한다고 외치며, 국립대의 법인화를 반대한다고 외치고 있었다. '예비교사'이 이름으로 나의 교육관, 내가 가르칠 길, 내가 해야할 일, 나의 아이들을 위해 할 일, 얼마나 생각해보았나. 갓 졸업하고 아직 정식 임용도 되지 않은 미천한 입장에서 보기에도 이토록 어설프고 진지하지 않은 인터뷰를 해대는데 안그래도 교육이라는 말만 나오면 눈에 쌍심지 켜고 이에 칼물고 덤비는 여론을 어떻게 감당할 것이며, 정작 자기는 '정년 때 까지 구조조정의 무풍지대'이고 '취업 고민 해소'하려 들어가놓고 어디서 감히 뻔뻔하게 '공교육 정상화'이니 '교육 복지 실현'이니 '아이들을 위한 길'이니 따위의 소리를 지껄이는가.

  제발,  예비 '공무원'의 생각 따위 갖다버리고 예비 '교사'적인 생각 좀 하고 살자 후배들아.


1 

카테고리

글상자들
백년지대계
혼자서도잘해요
백수통신
엔진달린바퀴
그루브쉐이크
윈도탈출기
발로찍는순간
달랑바퀴두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