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했다'고 안했으니 내가 한게 아니다. 부터 시작해서
자립형 사립고와 대학을 자율화 시키는데 공교육을 살리는게 큰 틀이다.까지.
말장난의 수위를 넘어서는 이상한 수위들.
전지전능하고 위대하신 지도자 동지를 받들고 계시니
팔다리 다 아픈줄도 모르고 그저 한마디 한마디 수행하느라 여념없으시구나.
1. 영어몰입식 교육?
20년이 다 되어가는 '한글맞춤법개정안(1989)'도 아직 모르시는 분들이 허다허다허다허다한데, 만해 한용운의 '파르라니'는 이해 못하면서 귀여운귀여니의 귀여운시를 귀엽다고 귀우면 다 문학 아니귀연? 이라는 이야기를 일삼는 아이들에게 '한글 교육 강화방안'을 내놓지는 못할 망정. 언제부터이었던가 문민이 어쩌고 저쩌고 금융을 실명제 해야한다며 여의도 의워님과 회장님들은 그냥 계시고 우매한 민중들만 실명제시키셨던, 내가 초등학교 2학년, 3학년이었던 그 시절부터 허구헌날 입에 달고 살던 세계화-글로벌에 큰 감화를 받으셨는지 영어몰입식교육을 해제끼겠다고 큰소리를 뻥뻥 치신다. 고로 우리 학생들은 세계화, 통합화의 추세에 맞춘 세계시민의 소양을 갖추게 될 것이며 나아가 개인의 성취, 사회의 통합, 국가의 발전을 도모하리라고 새 교육과정 첫장, '새 개정 교육과정의 의의'에 나오겠지?
2. 앞으로?
그럼 앞으로 혹시나, 행여나 영어몰빵식 교육이 시행된다면.
영어는 당연히 영어로, 수학은 영어로, 과학은 영어로.
설마 국어도 영어로, 문학도 영어로, 국사도 영어로, 도덕도 영어로, 사회도 영어로?
그렇다면 당췌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는 발상인가?
3. 교사양성체제를 개편한다.
교사의 전문성, 전인적인 소양을 그렇게도 강조하였던 내 교대4년간의 배움은 다 어디로 갔나. 혹시 그 전문성이나 소양이 굉장히 변화무쌍한 것이라 때로는 아이들에게 성적 뽑아내는 능력이기도 하고 때로는 인성군자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기도 하고, 정권이 바뀌면 영어를 기가막히게 잘하는 애들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기도 한 것인가?
물론 교사가 다양하고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어 나쁠건 하나도 없지만, 정말 무한도전 자막마냥 급제안에 급실행에 급연수에 급교육이 제정신을 가진 나라의 정체성이 눈꼽만큼이라도 있는 교육관인가? 갈수록 무한도전 정권이다.
이런 얘기를 기자들 불러놓고 입밖에 내려면 적어도 전문 연구기관이나 대학에 의뢰해서 연구도 하고 공청회나 토론회도 하고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여파도 큰 만큼 공개적인 TV토론회도 크게 하고 해서 알려야 하는거 아닌가. 했으면 그 결과도 좀 알리지. 교대 사대 현행 교원양성체제에서 뭘 어떻게 바꿀건지 가이드 라인 정도는 제시해야 하지 않나. 일단 뱉아놓고 어떻게 할거냐 물었더니 자격기준 강화하겠다. 교원 양성 체제에서 영어교육과정 개선하겠다. 영어교사 선발기준 제시하겠다. 이건 교대 입시 논술 쓰는 고3학생들도 1200자에 좔좔 써내려갈만큼 식상한 방법인데 말이지.
나 대학다닐때 교수님은 항상 얘기하셨지.
"자넨 어떤 교사가 될건가?"
"좋은 교사요, 참 교사요."
'어떻게?'
그러니까, 어떻게 할건데. 약속잡은 3년 중에 벌써 한달 다 지나간다.
3. 공교육은 살리고 사교육을 줄이고 조기유학은 없애 '나라 살리는 영어교육'.
교육계에 몸담은지 꽤 되고 큰 대학 총장 지내시는 위원장께서 말씀하셨다. 공교육을 살리자는 큰 틀에서 생각한다. 그럼 제발 좀 말만 그렇게 하지말고 '큰 틀'에서 생각하지.
공교육 살려라, 다 죽었다, 이게 뭐냐 하니 공교육은 살려야겠고,
큰 기업들의 사회사업인지 뭔지로 일단 시작되었던 자립형 사립고도 더 가고들 싶어하니 한 300개쯤 만들어야겠고,
수능싫다, 공부 싫다, 고등학교 줄줄이 꿰는거 싫다, 학원도 답답한데 대학가려니 다녀야 한다 아 학원 싫다.고 하니 대입 자율화도 해야겠고,
조기교육 문제야 문제 문제야 문제. 다들 떠드니- 아, 문젠갑다 싶어서 그럼 조기교육 안하게 우리나라에서 영어 열심히 가르치지 뭐 하고 만든건 아니겠지?
아귀가 안맞는 이야기들을 다 꺼내놓고 다 잘할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공교육은 살린다 치자, 그래서 나온 자립형 사립고가 300개 (많기도 많다만 다들 특목고 자사고에 목매는 세상에 70만 고등학교 신입생이 300개 학교에 들어가려면 피가 안터지겠나)생기면 '공교육의 탈을 쓴' 비싼 학교일 뿐일텐데. 걔들이 졸업하고나서 대학 들어가려면 대입이 자율화 된 마당에 대학이 애들을 차별해서 뽑든 말든 어차피 나라는 손떼기로 한거 아닌가. 그러니 어째, 가만히 둘 수 밖에. 그럼 어차피 이름값과 재력과 지하철 호선으로 승부보는것이 대학 '시장'이라는데 걔들이 이름있고 학교도 크고 지하철 역 이름도 그대로 잘 지어진 몇 안되는 학교들 가려면 피가 안터지겠나? 그렇다면? 학교에서 그런 학교 보낼 방법을 마련하자고 할 것이니 뭔지 몰라도 살려놓으신 학교 교육도 뻔할 뻔자이겠고, 그렇게 할 여건 못돼서 대학 '좋은데' 못 보내주는 고등학교 다니는 학교 애들은 기가스터디 가고 미네랄에듀가고 빛샘교육가가야지 뭐. 그 과정 그대로 대학까지 입학해서 대학 서열화도 당연스럽게도 한결같으시겠지. 그럼 걔네가 졸업해서 어떻게 하느냐. 사회에선 이미 학교 이름보고 지하철 노선 색깔별로 이력서 나눠담는 세상이라던데, 그대로 들어가서 또 그대로 뽑고 또 그대로 뽑고. 취업마당도 굳어질 것이고 그 사람들이 아빠되고 엄마되고 기다릴 것도 없이 그 동생들에 그 조카들도 시달리게 될 것이지. '취업하려면 좋은 고등학교부터 가서 좋은 대학 가야된다. 학원가라.' 또 기가스터디 가고 미네랄 에듀 가고 빛샘교육가고.
일단 꺼낸 얘기의 결말만 이 정도인데도 수습 못하고 있는데 왜 조기교육이 문제인지 한번 생각해봤나?
'우리 소중한 아들을 우리나라 공교육에 던져놓고 야자시킬 수 없으니까 차라리 외국나가서 영어도 배우고 학교다니고 들어오지 뭐. 그럼 한자리 하는데.' 이런 생각으로 엄마들이랑 비행기 표 끊는거다. 그랬던 걔네가 다시 들어오면 우리 말이고 글이고 문화고 '어라 한국인일세! 반만년 유구한 역사의 전쟁 일으킨 적도 없는 한민족이오!'하고 훨훨 살아나겄다.
3. 이런 이야기를 하면 꼭 '그럼 넌 한글만 쓰냐. 니 블로그 이름도 영어아니냐. 너나 잘해 히밤쾅' 이런 식으로 덤비는 아이들이 있다.
다시 읽어보렴.
영어몰입식 교육을 하면 큰일 난다고 했지 '한글몰입식 교육'을 하자냐?
4. 당신네들의 지지자는 아니지만 어떻게 '되돌려받은' 정권인데 다 잘하고 싶고 다 해보고싶고 인기도 많으면서 경제도 살리고 돈도 잘버는 나라 만들고 싶은 그 마음.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이해 하겠지만. 정말 기가막힌 교육 수장이 나와서 정권 내내 해도. 아니, 더 이어서 한 5년 더 우수한 인재들을 수시로 옆에 갖추고 해도 모르겠다만 '좀 더 싸게, 좀 더 잘'의 논리로 한 나라의 교육전담정부부처 조차도 통폐합시키는 마당에 '옛다 부활한 공교육님이시다.'하고 던지는 말 몇마디에 살아날 것 같았으면 벌써 500번은 살아나셨겠다.